반응형

베토벤 교향곡 제9 번 라 단조 작품 125Sinfonie Nr.9 d-moll op.125/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악성(樂聖) 베토벤의 최후의 교향곡. 다른 교향곡들 뿐만 아니라 모든 교향곡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있다.

 

전작인 8번 이후 거의 11년만에 작곡된 교향곡인데 단순한 시간 차 외에도 베토벤 창작 양식의 커다란 변화 양상이 느껴지는 대작 중의 대작.

 

물론 베토벤 외에도 교향곡을 9개 혹은 그보다 많이 작곡한 이들은 있지만, 그 많은 제9 번 교향곡들 중에서도 단연 대표적이다.

 

 

 


작곡 시기는 스케치까지 소급해 보면 무려 18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비슷한 주제로 따지자면 1795년에 작곡된 가곡 '사랑의 응답(Gegenliebe)' 까지 소급할 수 있다.

 

그후에도 이 곡의 여러 주제와 강하게 연관된 여러 스케치나 단편이 발견되었다. 일찍부터 교향곡이나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만드려는 생각이 있었던 듯한데 실현되지 못하고 자투리 형태로 다른 곡에 붙어 가는 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베토벤이 작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영국의 런던 필하모닉 소사이어티가 교향곡 작곡을 구체로 부탁한 1817년인 듯하다.

 


 

1817년 그 전까지만 해도 동생 카스파가 지병으로 죽고 조카 칼의 양육권 문제 때문에 카스파의 아내인 요한나와 법정에서 대판 싸웠고 그 여파로 창작 활동까지 정체된 상황이라 속도는 꽤 더디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장엄미사를 비롯한 여타 곡도 겹쳐서 작곡되고 있었고 때로는 이런 여러 작품을 미리 완성하고자 작곡을 중단하기도 했다. 추정하건대(?) 1823년 말이나 1824년 초에 최종으로 완성됐다고 본다.

합창단이 추가로 편성된 탓인지 종종 '합창'이나 '합창 교향곡' 이라고도 불리지만, 베토벤 자신은 이런 제목을 붙인 적이 없고 합창 등 성악을 교향곡에 도입한 것도 베토벤이 최초가 아니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혹자는 지적한다.

 

 

 

 


악장 개수만 보면 고전다운 4악장이라 크게 이색스럽지 않은 듯하지만, 일단 스케르초를 2악장에 두고 느린 악장이 3악장으로 밀리는 등의 변화가 눈에 띈다. 

 

물론 이러한 예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고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같은 선배들도 이런 악장 구성을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이것은 희귀한 예일 뿐만 아니라 실험성이 강한 곡이고 교향곡 형식이 확립된 하이든과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에서 이런 예는 발견할 수 없다.

 


 

2악장과 3악장의 순서를 바꾼 것을 대상으로 해서 4악장의 극을 관람하듯이 인상 깊은 효과를 강조하고자 일부러 빠르고 큰 4악장 앞에 느리고 여린 3악장을 배치했다는 해석이 있다.

 

나중에 브루크너가 자신의 후기 교향곡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처럼 2악장에 스케르초를 배치하고 3악장에 느린 악장을 배치했지만,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미완된 4악장이 베토벤의 것만큼 빠르지 않고 3악장만으로 완결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해서 사정이 약간 다르다.

 

이 9번 교향곡은 각 악장의 규모가 선배들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팽창되어 있고 전곡 연주 시간이 1시간을 넘는 사상 초유의 대작 교향곡이 되었다.

 


 

베토벤이 이 기념비적인 작품을 내놓은 이후 많은 후배 작곡가들이 베토벤을 뛰어넘고자 노력했으며, 그 덕분에 1시간 반이 넘는 연주 시간을 갖는 걸작들이 많이 탄생하였다.

이 곡의 전 악장 연주 시간은 70분 내외지만 지휘자에 따라 편차가 크다. 역사적인 연주를 예로 들면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연주는 65분 정도의 연주시간을 갖는 반면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나 카를 뵘의 연주는 80분에 근접한다. 

 

근래에 유행했던 정격연주에서는 베토벤 특유의 빠른 템포를 존중해서 60분 이내에 완주하는 때도 종종 있는데 현재는 다시 연주시간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참고로 지휘자별로 연주시간의 편차가 가장 큰 악장은 3악장이다. 일반적으로 15분 내외의 연주시간이 소요되는데, 정격 연주에서는 12분대에 속전속결로 끝나기도 하는 반면 푸르트벵글러/번스타인/솔티 같은 지휘자들은 20분을 넘기기도 한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